지난달 소비자물가 2.5% 올라 6개월 연속 2% 넘는 상승률… 홍남기 “물가 2%선서 관리 총력” “정부, 물가 못잡는다는 인상 줄땐, 제품 가격 인상 도미노 부를수도”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2% 선으로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4월부터 6개월 연속 2%대다. 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를 넘은 것은 2009년 8월∼2012년 6월 이후 약 9년 만에 처음이다.
9월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3.7%)은 8월(7.8%)의 절반으로 줄었다. 돼지고기(16.4%)와 달걀(43.4%), 쌀(10.2%) 등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폭염 등 수급 차질 요인이 줄고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며 상승 폭은 매달 작아지고 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1.8%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2% 선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세,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3대 변수가 겹쳐 연말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돼 전월에 비해 오름폭은 축소됐다”면서도 “국제 유가와 환율, 공공요금 등 물가 상방 요인이 더 많다”고 밝혔다. 우선 국제 유가 상승세가 연말 물가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4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은 2.3% 급등한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해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중 최고 수준인 환율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6원 오른 달러당 1192.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90원대에 마감한 것은 1년 2개월 만이다. 이렇게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수입 가격이 상승해 국내 물가도 오르게 된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