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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野 압수수색… ‘제보사주’도 수사 착수

입력 | 2021-10-07 03:00:00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 압수수색… 박지원 국정원장, 제보사주의혹 입건
‘고발장 보낼테니 남부지검 가라’… 김웅, 조성은에 통화한 파일 복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또 윤 전 총장 측이 ‘제보 사주’ 의혹으로 고발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입건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6일 오전 9시 50분경 정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 9명을 보내 약 1시간 30분 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해 4월 텔레그램을 통해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게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거쳐 제보자 조성은 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장’ 초안의 전달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공수처는 최근 김 의원과 제보자 조 씨의 통화 녹취 파일을 일부 복구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당시 조 씨에게 “고발장을 보낼 테니 남부지검으로 가라. 내가 (대검 간부한테) 얘기해 놓겠다”고 말한 사실을 파악했다. 같은 날 오후 김 의원은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시키라”고 했다. 넉 달 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은 조 씨가 전달받았던 고발장 초안과 내용이나 형식이 거의 비슷하다. 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지원위원회 위원장이던 정 의원은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고발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수처는 또 박 원장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날 입건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지난달 13일 박 원장과 조 씨, 성명 불상의 인물이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제보를 모의했다며 3명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조 씨는 한 인터넷 언론이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보도하기 전인 올 8월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박 원장과 만났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