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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못 사는지 쓰라고?” 청년주택 ‘자소서’ 요구에 분노한 2030

입력 | 2021-10-07 08:19:00


최근 서울 동작구가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입주자를 모집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동작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입주자’를 모집했다.

공급지역과 세대수는 ▲상도3동 14세대 ▲사당4동 19세대 ▲사당 5동 16세대 등 총 49세대다. 신청 자격은 가구원 수별 가구당 월 평균 소득 70% 이하인 무주택세대 구성원으로 ▲서울시 거주 청년(만 19~39세) ▲타 시도 거주자 중 동작구 소재 사업장·공무원학원에 3개월 이상 근무(수강) 중인 청년 ▲서울시 소재 대학생(거주지 무관)이었다.

동작구는 모집공고에서 ▲간단한 자기소개 ▲지금 사는 집의 장단점 및 청년 주택 신청 동기 ▲입주자를 위한 프로그램·교육 제안 ▲입주자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서로 배려하기 위한 아이디어 등 4개 문항을 작성해 제출토록 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집 하나 들어가는데 자기소개서까지 쓰나”, “얼마나 불행한지 경쟁이라도 붙이는 건가”, “얼마나 못 사는지 자랑이라도 하라는 건가”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동작구 관계자는 “해당 주택은 공동체 주택으로서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실도 마련해드린다”라며 “아파트라면 관리사무소가 있어 규율을 조정할 수 있지만 공동체 주택은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층간소음 같은 부분이 생기면 해결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내를 했음에도 공동체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생기면 주택 운영이 어려워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디 학교를 졸업했고 그런 이력을 적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활동 관련 부분을 적어달라는 것”이라며 “입주자들이 공동체 활동을 인지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확인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청년들은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자기소개서 항목이 추가되면 특정 인물 자녀가 혜택받기 좋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동작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규정에 따라 입주모집 공고를 낸 것”이라며 “정량평가만 진행할 경우 주거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 취약계층을 정량평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정성평가 항목을 넣었다”며 “개인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