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마찰력으로 전기를 생산해 몸에 착용한 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합니다.”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은 나노융합연구센터 정희진 센터장, 박종환 책임연구원, 양혜진 연구원 팀이 개발한 ‘자가충전 전원공급 소자’ 관련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어, 미래 웨어러블 전자기기(Wearable Devices)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옷, 신발, 시계 등 다양한 형태로 몸에 착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기기는 외부 전력을 공급받아 배터리에 충전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다수이지만, 미래에는 기기 자체가 전력원이 되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방식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연구에서는 완전히 신축(伸縮, expansion and contraction) 가능한 ‘마찰 전기 나노발전기’가 개발된 사례가 있었으나, 안정적으로 전기를 저장 및 전달하여 전원을 공급하는 ‘마이크로 슈퍼 커패시터’ 기능까지 수행하는 통합 신축 소자는 아직나온 적이 없다.
자가충전 웨어러블 기기는 뛰어난 신축 내구성 보유는 기본이고, 우수한 전기적 특성과 경량성, 생체 적합성 등 여러 조건들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주름형 기판을 사용하거나 부분형 신축 전극 도입 방식을 활용했지만, 신축 방향이 제한적이고 내구성 저하, 비싼 제작 단가 등 단점이 있다.
이에 KERI 연구팀은 10여년 이상 축적해 온 나노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우수한 전기 전도성 및 물성을 가진 ‘단일벽탄소나노튜브(Single-Walled Carbon NanoTube)’ 소재에 주목했다.
해당 소자는 모든 방향으로 신축이 가능하고, 연구원 자체 성능 테스트 결과 1만회 이상 사용해도 견딜 정도로 내구성도 매우 뛰어나다.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이 앞으로 국방·레저 등 분야에서 중요한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각종 전기·전자 장비의 사용이 필수적인 미래 전장에서 KERI 기술을 적용하면 군복 및 군화, 군모, 전투용 배낭 등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레저 분야에서도 등산복 등에 자가충전 전원공급 소자를 적용하면 긴급한 상황에서 손전등이나 스마트폰 충전의 전력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프론티어 사업(과제책임자 한중탁), 산업부 기술혁신 사업(과제책임자 서선희), KERI 기본사업(과제책임자 이건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KERI 박종환 박사는 “마찰력으로 인한 전기의 생산부터 저장, 그리고 공급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소자를 완전 신축형으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자의 효율성과 성능을 더욱 높여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경량화 및 휴대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창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