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차배터리 생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체들이 배터리의 원료인 희토류 등 원자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서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돌발사건에 취약하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FT는 특히 전기차 생산 급증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전세계 배터리 공급에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와 2016년 사드미사일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관광규제 및 현대자동차 보이콧 등 무역갈등을 겪고 있다.
SNE리서치와 B3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 SDI 등 3사는 전세계 460억달러 규모의 충전용 배터리 시장에서 2018년 35% 정도를 공급했으며 2020년 44%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의 제조업체들은 음극재,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핵심 배터리 원재료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더불어민주당 김경만의원이 산업자원통상부 자료를 인용해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자동차용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미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업체들이 무역갈등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은 배터리 주생산국이지만 원재료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함에 따라 이익을 내기 어려운 중간재 회사가 될 것을 우려한다”면서 “세제, 자금, 연구 지원을 크게 늘려 국내의 배터리 부품 생산을 확충함으로써 원자재 수입의존을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