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관계인들을 연이어 소환하며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뇌물수수 혐의, 그리고 이를 통해 ‘윗선’ 로비까지 이뤄졌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인데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난 3일 구속한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며 사건 관계인들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뇌물수수 액수 ‘8억원’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5억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3억원은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정재창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고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는지, 이러한 정황이 ‘윗선’에게 보고가 됐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화천대유 측이 정관계 로비를 한 금액이 35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씨는 지난 1일 입장을 내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 간 이익 배분비율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개발이익의 25%에 해당하는 약 700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의혹에는, 유 전 본부장 측이 구속심사 당일인 지난 2일 “사업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며 차용증을 쓰고 노후대비용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700억원 약정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8억 뇌물’, ‘350억원 로비’, ‘700억원 약정’ 등의 의혹은 모두 천화동인 5호의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자료 등에 나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녹취록의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화천대유 측도 정 회계사가 개발사업으로 인한 비용을 정산하던 중 동업자와 갈등을 빚었고, 의도적으로 허위·과장 발언을 녹음해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정 회계사를 재차 불러 녹취록 내용 등의 진위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씨와 정씨 등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정 회계사, 정씨와의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초기부터 함께 사업을 진행했고, 이후 수익배분에 관한 내용을 담은 ‘3자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총 150억원을 받기로 했는데, 개발사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정씨에게 수익 배분을 약속한 배경에 주목된다. 정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3억원 뇌물’ 등을 언급하며 협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정씨 외에 과거 동업자들도 개발사업 성공보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당시 사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자금흐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세웠다고 알려진 유원홀딩스에서 자금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유원홀딩스는 ‘친(親) 이재명 성향’의 한 인터넷 매체와 동업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동시에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을 소환하며 개발사업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은 없는지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초과수익 환수조항이 사업협약서에서 삭제되는 과정이 담긴 내부 문건을 확보, 당시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