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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 역대 최저치…올해 유독 낮은 이유는?

입력 | 2021-10-07 13:57:00


9월 전국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당 8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2015년 전국에서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9월이 연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달이지만, 올해 유독 낮은 이유는 오염물질 배출이 줄고 날씨가 유리하게 작용했던 데다, 중국 대기질도 개선되는 등 ‘3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497개 국가대기오염측정망 관측값을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8μg)는 전년 동월 평균 농도(12μg) 대비 33.3% 낮아졌다. 월 평균 농도가 한 자릿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기존의 가장 낮은 월평균 농도는 올해 8월과 지난해 7월 기록한 11μg 이었고, 가장 높은 월평균 농도는 2019년 3월에 기록한 39μg 이었다.


● 오염물질 배출 줄고 날씨도 도와
환경과학원은 우선 국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대형 사업장 굴뚝에 달려있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에 기록된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따져봤는데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장에서 올해 1~9월 배출된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2만2461t으로 전년 동기간 배출량(2만4881t) 대비 약 9.7% 줄었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수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5등급 차량 수는 2018년 12월 258만 대에서 올해 9월 138만 대로 46.5%가 줄었다.

동풍이 자주 불어온 것도 대기질을 깨끗하게 한 요인이다. 지난달 한반도 북동쪽에 있는 오호츠크해에서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차고 깨끗한 공기가 동풍을 타고 들어왔다. 환경과학원 분석 결과 지난달 한반도에 분 전체 바람 중 북동풍과 북서풍 등 동풍 계열 바람이 전체의 44.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동풍 계열 바람의 빈도(32.4%)보다 12.3% 늘어난 수치다.


● 중국 대기질도 개선

NASA 위성이 관측한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 에어로졸 비교. 지난해보다 대기질이 좋아지면서 중국 내륙 곳곳이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지난해보다 대기질이 나빠진 일부 지역은 빨간색으로 나타났다.

일본 위성으로 관측한 중국의 에어로졸(대기 중 오염물질). 지난해 9월에 비해 올해 9월 에어로졸 분포 정도가 줄었다.

중국의 대기질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한반도는 편서풍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연세대 대기복사연구실 연구팀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쿠아 위성 자료와 일본의 히마와리 기상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에어로졸(대기 중 오염물질) 농도가 지난해 9월 대비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사의 위성으로는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 대기질을 AOD(에어로졸로 인해 투과되는 빛이 줄어드는 정도)로 비교 분석했는데, 중국 내륙 대부분의 지역이 파랗게 표시됐다. 이서영 박사는 “지난해보다 대기질이 악화됐으면 빨간색으로, 좋아졌으면 파란색으로 표시된다”며 “중국 대부분 지역의 대기질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지난해 9월 24μg에서 올해 9월 18μg으로 줄었다. 이는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 저감 정책과 함께 최근 일어난 석탄 부족 사태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석탄 발전 제한으로 전력이 부족해 공장 가동을 줄이거나 정전이 되는 일이 다수 발생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