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뉴스1
성과급을 책정하는 기준이 불투명하고 성과만큼 돈을 받지 못한다는 MZ세대 직원들의 불만에 대기업들이 성과급 개편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올해 초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쟁’은 국내 주요 대기업으로 확산됐고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서 성과급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성과급 책정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사업부 간 성과급 차등을 줄여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대체적인 방향이다. 성과급 상한은 늘리지만 경영성과를 정확하게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7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내년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성과급 기준을 마련해 본부 단위로 직원들에게 알렸다. 새 기준에 따르면 앞으로 성과급 기준을 매길 때 회사 전체 매출, 영업이익 달성도를 기본으로 적용한다.
LG전자는 성과급 기준 개편을 위해 연초부터 노조를 비롯한 다양한 내부 구성원과 논의해 왔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하긴 했지만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지는 않았던 과거와는 차이가 난다.
앞서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던 SK하이닉스에서는 이익분배금(PS) 산정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영업이익에서 법인세, 향후 투자금액 등을 뺀 것)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꿨다. 직원들 사이에선 EVA가 불투명한 기준이라는 불만이 높았다. 삼성전자는 6월 사장단이 직원들과 급여·성과급, 조직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대자동차는 성과급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경영실적 및 경영환경을 토대로 임금, 성과에 대한 설명을 담은 자료를 임직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2006년 이후 처음 성과급 체계 개편을 한 LG화학은 기본급의 ‘200%+@’ 수준이었던 성과급 상한을 최대 1000%로 늘리기로 했다. 대신 비재무 성과인 ‘경영지표 성과’를 일부 반영하기로 했다. 중장기 과제 달성 현황, 타사 경쟁에 따른 성과를 반영하고 고객가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는 성과급을 삭감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SK이노베이션이 주가 상승률을 반영한 성과급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 중장기 발전 목표를 구성원과 공유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SK이노베이션 측의 구상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