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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연결고리에 체증 뚫던 중거리포…‘벤투호 황태자’ 입증한 황인범

입력 | 2021-10-07 22:33:00

7일 오후 경기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 후반전에서 황인범이 첫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1.10.7/뉴스1 © News1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황인범(25·루빈 카잔)이 시리아를 상대로 멋진 선제골을 비롯,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자신이 왜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지를 다시 증명한 경기력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7일 오후 8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의 홈 경기에서 황인범과 손흥민(토트넘)의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승1무, 승점 7이 된 한국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승점 6)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랐다. 오는 12일 이란과의 4차전을 앞둔 벤투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원정길을 떠날 수 있게 됐다.

승리가 절실했던 대표팀은 이날 전반부터 시리아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전반 10분 송민규(전북)의 헤더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올랐고 황희찬(울버햄튼)이 때린 세번의 슈팅은 모두 허공을 갈랐다.

결국 대표팀은 1차 이라크전, 2차 레바논전에 이어 이번에도 전반에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기대보다는 우려 속에 후반을 맞이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 황인범이 막혔던 공격의 혈을 뚫었다.

후반 3분 아크 정면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 공을 잡은 황인범은 오른발 슈팅 타이밍에서 한 번의 접기로 상대를 벗겨냈고 이어 왼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강도가 세지는 않았지만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구석을 향한 정확한 슛이었다.

비록 팀이 후반 38분 크리빈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황인범의 골이 결승골이 되지는 못했지만, 황인범의 골이 없었다면 한국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황인범은 이날 득점 외에도 3선에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다. 롱패스와 숏패스를 가리지 않고 전방으로 위력적인 패스를 찔러 넣으며 동료 공격수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상대에 둘러쌓인 상황에서도 빠져나오는 탈압박과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전진패스가 일품이었다.

그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그해 9월 A대표팀에 데뷔한 황인범은 이후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불가피한 상황 외에는 꾸준히 대표팀에 차출되며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다만 일부 경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며 뭔가 2%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중용된 경기에서 부진할 때는 같은 포지션인 이강인(레알 마요르카)과 비교되며 ‘벤투 감독이 무리하게 황인범의 출전을 고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소속팀 루빈 카잔에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로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세간의 우려를 지웠고, 최종예선 1,2차전에서 준수한 활약으로 벤투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황인범은 6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내가 중용되는 것을 (일부 팬들이) 불편해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왜 중용 받는지 매 경기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는데, 결국 이날 골과 함께 필드에서 증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