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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꿀패스에 골까지…이래서 벤투호 황태자

입력 | 2021-10-07 22:36:00


황인범(25·루빈 카잔)이 답답했던 벤투호의 골 가뭄을 해소하며 카타르로 가는 길목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황인범과 손흥민(토트넘)의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후반 43분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이 극적이었지만 황인범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전반에 슈팅 10개를 시도하는 일방적인 흐름 속에서 시리아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한 답답함을 황인범이 해결했다.

한국은 2승1무(승점 7)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2승 승점 6)을 따돌리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황인범은 0-0으로 팽팽한 후반 2분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감각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시리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에는 예리한 패스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전반 43분 빠른 침투패스로 황의조(보르도)의 기회를 봤다. 황의조의 공 컨트롤이 길어 슛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타이밍과 정확도가 돋보였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뒷공간을 침투하는 황희찬(울버햄튼)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찔러줬다. 황희찬의 슛이 골문을 외면했지만 골이나 다름없는 완벽한 장면이었다.

게임메이커를 맡은 황인범은 패스와 돌파로 상대 밀집 수비를 괴롭혔고, 틈이 생기면 간간이 슈팅으로 위협했다. 후반에도 여전했다.

황인범의 활약은 의미가 크다. 그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A매치에 데뷔해 이날까지 26경기를 뛰었다. 대표적인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이 황인범을 눈여겨봤고, 황인범은 2018년 9월7일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동안 플레이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과 이로 인해 벤투 감독의 황인범 중용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잖았다.

황인범은 전날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별명과 관련해 “A대표팀이고 주목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으니 그렇게 생각해서 붙여준 것 같다.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안 좋은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벤투 감독님만의 황태자가 아니라 어떤 감독님 밑에서도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고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용을 받아 불편함이 있는 분이 계신 것도 안다. 불편함을 가진 분들께 매 경기 증명하도록 노력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분들이 황인범이라는 선수가 왜 중용을 받는지 설득하겠다”고 전했다.

강력하고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불편한 시선을 잠재운 황인범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