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수혜자 15명의 감사편지 오디오북으로 제작 유가족에 전달 김지수-박하선 등 목소리 재능기부 유가족 “생명 건강히 이어져 위로”
장기 수혜자들이 쓴 감사 편지를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는 ‘나의 영웅, 고맙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한 목소리 재능기부자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우 박하선 정유미 김지수 정태우 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힘차게 뛰는 심장에 손을 얹고 백 번 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따님께서 주신 소중하고 힘찬 심장 덕분에 저는 엄마가 되었고, 또 다른 조그마한 새 심장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습니다.”
김지은 씨(33·여)는 2017년 뇌사 장기 기증인으로부터 심장을 이식 받았다. 이어 아이를 임신한 뒤 무사히 출산했다. 심장 이식인은 장기의 면역 반응과 약 부작용 등으로 임신해도 출산까지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 꿈에 그리던 딸을 얻은 김 씨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기증인의 유가족에게 편지를 썼다.
김 씨와 같은 장기 수혜자들이 쓴 감사 편지가 오디오북으로 탄생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나의 영웅, 고맙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장기 수혜자 15명의 감사 편지를 오디오북으로 제작해 유가족에게 전달한다고 7일 밝혔다. 배우 김지수, 박하선 등과 가수 성우 등 유명인 15명이 목소리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김지수도 과거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 수혜자의 아버지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은 경험이 있다.
뇌사 장기 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의 부회장 장부순 씨(78·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가족끼리의 교류도 주춤하던 때에 건강하게 지내는 이식인의 사연을 유명인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2012년 남편을 떠나보내며 장기 기증을 결정한 권서영 씨(48·여)는 “남편이 잊히지 않고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며 “소중한 남편이자 아빠였던 사람이니, 그 생명을 이어받은 분들도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기를 항상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오디오북은 뇌사 장기 기증 유가족 800여 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