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가 김정은 집권 10주년을 기념하며 제작한 배너에서 표기했던 ‘2012~2021’이라는 집권기를 8일 돌연 삭제했다.(통일의 메아리 갈무리)© 뉴스1
삭제 전 배너에는 김 총비서의 집권기가 ‘2012~2021로 적혀 있었다.(통일의 메아리 갈무리)© 뉴스1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집권 10주년을 기념하며 집권기를 ‘2012~2021’로 표기했다가 관련 보도가 나오자 이를 삭제해 눈길을 끈다.
8일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오전까지 홈페이지에 걸려 있던 김 총비서 집권 10주년 기념 배너를 수정했다.
‘영광의 세월’이라고 적힌 배너 하단에 이날 오전까지는 ‘2012~2021’이라는 연도 표기가 적혀 있었으나 수정된 배너에는 연도 표기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총비서는 2011년 12월30일 ‘군 최고사령관’ 직함을 받았다. 이후 당시 당의 최고 직함인 ‘제1비서’를 2012년 4월11일에, 정부의 최고 직함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직은 4월13일에 부여받았다.
학계에서는 당 중심의 통치체계를 갖춘 북한의 특성상 그의 공식 집권 시점을 당 직함이 부여된 2012년 4월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최고지도자의 직함과 권한 중 하나를 받은 최초의 시점인 2011년 12월을 공식 집권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 상태다. 북한은 이에 대해서 확실한 언급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록 북한의 선전매체이지만 김 총비서의 집권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페이지에서 집권기를 ‘2012~2021’로 표기하자 북한이 드디어 김 총비서의 공식 집권 시점을 공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해석이 가미된 보도가 남한 언론에서 나오자 이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집권 시점에 대한 해석이 나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집권기가 적힌 배너를 사용하다 남한 언론 보도가 나온 뒤 갑작스럽게 수정된 배너를 게재했다.
북한은 올 들어 김 총비서의 집권 10주년을 기념하는 기사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지만 집권 시점을 정확하게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모든 매체에서 평소 김 총비서를 호명할 때 부르던 당·정·군의 3개의 직함(당 총비서·국무위원장·무력 최고사령관) 중 군 관련 직함인 ‘무력 최고사령관’을 호명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군에 ‘최고사령관’이라는 계급이 실제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