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민의힘 대선경선후보 2차 컷오프에서 본경선에 나갈 후보가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4명으로 압축됐다. 일반국민 여론조사 70%, 당원 투표 30%가 반영된 결과다. 다음 달 5일 대선후보가 최종 확정된다. 지금까지 경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에 적힌 왕(王)자를 쓴 사람이 정법이라는 역술인이 아니냐는 무속 공방으로 번졌다. 이런 낯 뜨거운 공방 때문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은 개그무대가 됐다는 조롱을 받는 처지가 됐다.
윤 후보는 잇단 말실수와 함께 오락가락하는 해명으로 논란을 더 키웠다. ‘왕’자 글자에 대해 그는 처음에 “지지자가 써준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캠프 관계자가 “손가락만 씻어서 손바닥 글씨를 못 지웠다”는 황당한 해명으로 빈축을 샀다. 또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윤 후보와 가까운 역술인이 논란이 되자 “나중에 윤 전 총장이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고,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라고 항의하더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이 계속될 경우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과 자질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홍 후보는 막말 논란을 자초했다. 자신을 비판한 경쟁 후보를 겨냥한 듯 “지×하던 놈” “쥐어 패고 싶을 정도”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하태경 의원은 “막말병이 다시 도졌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항문침’ 치료사가 윤 후보의 행사를 수행했다며 공세를 폈지만, 이 치료사가 유 후보 등 유력 대선후보의 행사장에도 등장한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기도 했다.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야당 대선주자들의 토론이 고작 이 정도 수준인지 한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