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국 출신 유학생 9명 현장 활동 매주 목∼토 통역도우미로 단속 지원 자국어로 방역수칙 설명하기도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거리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술집 앞. 네팔 출신 스마리카 바스네트 씨와 심재복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장이 외국인 방문객에게 방역수칙 숙지 여부를 묻고 잘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홍익지구대 제공
“오후 6시 이후엔 3명 이상 모이면 안 됩니다.”
7일 오후 10시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외국인이 많이 찾는 술집 앞에서 네팔 출신 스마리카 바스네트 씨(20)가 마스크를 벗은 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외국인 3명에게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영어로 단호하게 말했다. 외국인들은 “잘 몰라서 그랬다”며 서둘러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자리를 떴다.
바스네트 씨는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들이라 어려운 방역수칙이 잘 이해되지 않아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영어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니 납득하고 통제에 잘 따라줬다”고 했다.
홍익 어벤져스는 독일인 2명과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네팔 베트남 출신 유학생 1명씩 총 9명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문화권의 외국인들이 한데 모이는 홍익대 인근 거리의 특성을 고려해 구성했다고 한다. 홍익지구대의 요청에 서강대가 적극 협조해 9명 모두 서강대 유학생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단속 현장의 의사소통 지원 외에도 홍익대 인근 거리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각자 언어로 방역수칙을 설명하는 임무를 맡았다.
영국에서 온 찰리 잭슨 씨(20)는 “경찰과 함께 다니다 보니 외국인들이 ‘제가 뭘 했나요’라며 당황한다”며 “같은 외국인인 우리가 나서 방역수칙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니 다들 안심하고 잘 따라줬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온 애저 씨(20)는 “처음엔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걱정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고 했다.
아직은 단속 활동이 어색하고 서툴지만 홍익 어벤져스의 존재는 경찰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정건 경장(38)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 외국인들에게는 무조건 ‘해산하라’고 할 수밖에 없어 강압적으로 보이진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유학생 친구들이 도와주니 외국인들에게도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송진호 인턴기자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