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더 공수조화 중시하는 벤투… 활동반경 넓은 황인범 중용 놓고 축구팬들 찬반논쟁에 한때 시끌… 시리아전 선제골로 논란 잠재워 이란전 등 중책 맡을 가능성 커져
황인범(루빈 카잔)이 7일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시리아와의 3차전에서 후반 3분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은 이날 선제골을 뽑으며 한국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25·루빈 카잔)이 진정한 대표팀의 황태자가 될 수 있을까.
한국과 시리아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이 열린 7일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 후반 3분 시리아의 밀집수비를 뚫고 왼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황인범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울분을 터뜨리는 듯한 긴 함성을 질렀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왜 중용되는지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순간이었다.
그는 이날 정우영(알사드)과 함께 미드필더로 나서 공수 양면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듯 폭넓게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이전까지 팬들에게 적지 않은 비난도 들었다. 멀티플레이 능력을 중시하는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은 공격형 및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넓은 활동 반경을 지닌 황인범을 중용해 왔다. 황인범은 ‘벤투표 빌드업 축구’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벤투표 빌드업 축구는 밀집수비에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특히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이 거세지면 고전했다. 이때 황인범은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밀리거나 전진패스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답답한 경기력을 초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수비 가담 능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시리아전에서의 활약으로 황인범은 앞으로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선제골을 넣기는 했지만 이날 후반 패스미스로 실점 위기를 부른 점 등은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과 같은 A조 이란은 8일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꺾고 3승(승점 9)으로 한국(2승 1무·승점 7)에 앞서 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12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과 부담스러운 4차전을 치른다. 이란을 꺾고 승점 3점과 조 1위를 탈환하기 위해 황인범의 어깨가 더 무겁게 됐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