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안’ 논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특성을 고려했다. 동시에 에너지 전환과 산업, 수송 등 모든 부문의 감축 노력을 극대화한 결과다.”
정부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줄이는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현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대치’라는 얘기다. 8일 발표와 동시에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진행한 온라인 토론회에서는 정부 계획을 놓고 각 분야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 “재생에너지 확대에 막대한 비용 투입”

2030년 암모니아 발전이 국내 전체 발전량의 3.6%를 차지하는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암모니아는 기존에 없던 발전원인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산업부는 “암모니아를 석탄과 혼합해 발전하는 방식으로, 2027년 이후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은 “원자력 발전을 두고 암모니아 발전을 제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업들이 화석에너지를 퇴출하는 과정에서 공정을 바꾸고 신규 기술을 개발하는 비용 부담이 클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는 지역경제 타격과 실직 등도 우려됐다.
수송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차 등 무공해차 450만 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3710만 t 정도를 줄일 계획이다.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무공해차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더욱 과감한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 환경단체 “기후위기 막기엔 역부족”
녹색연합과 기후솔루션,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이번 목표로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18년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파국’을 막으려면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는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2018년 대비 2030년으로 환산하면 감축률이 50%가 넘는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자고 주장해 왔다.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2015년 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 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197개국 모두 기존 목표보다 상향된 2030년 NDC를 제출해야 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전혜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