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년 대선을 150일 앞두고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다만 이 지사의 최종 득표율은 50.29%로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는 기준인 50%를 간신히 넘기면서 여권 내부의 후폭풍은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11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하기로 했다. 사실상 경선 불복인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선 결과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선 결과에 승복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경선에서 51.45%를 얻어 36.50%를 얻은 이 전 대표를 제쳤다. 지난달 26일 전북 지역 경선 이후 7연승이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의 마지막 관문인 3차 선거인단 투표의 결과는 전혀 달랐다. 약 24만8000여 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는 62.37%를 얻어 28.30%를 얻은 이 지사를 앞섰다. 격차는 34.07%포인트로 1~3차 선거인단과 11차례 지역 경선의 1, 2위 격차 중 가장 큰 득표율 차이다.
이에 따라 최종 득표율도 크게 흔들렸다. 전날 경기 지역 경선이 끝난 뒤 55.29%까지 올랐던 이 지사의 득표율은 최종적으로 50.29%를 기록했다. 이어 이 전 대표 39.14%,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9.01%, 박용진 의원 1.55%로 집계됐다.
이낙연 캠프는 10일 밤 소속 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열고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과 홍영표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경선후보의 중도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반면 이 지사는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더 겸허하게 더 열심히 우리 국민의 뜻을 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또 후보 수락 연설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을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 지칭하며 “이번처럼 사업과정에서 금품제공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사후에도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하겠다”고 했다. 또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 지사의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히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