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전 치닫는 국민의힘 경선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 News1
국민의힘 대선 2차 예비경선(컷오프) 직후 1, 2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주말 내내 감정싸움까지 벌이면서 양측 간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달았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 가족을 “범죄 공동체”라고 규정하자 윤 전 총장 측은 “홍 후보 막말병은 고질”이라고 맞받았다. 윤 전 총장 측이 2차 경선 득표율에서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4%포인트 앞섰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홍 의원이 “경선 불복”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다음 달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발표까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4주간의 피 말리는 혈전을 예고한 것이다.
○ 洪 “尹 가족 감옥 갈 수도” 윤 “우리 깐부 아닌가”
홍 의원은 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주요 후보는 대장동 비리의 주범으로 지금 조사받아야 하고 야당 주요 후보도 장모, 부인, 본인 전부 조사를 해서 자칫 감옥에 가야 할 그런 범죄 공동체가 됐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싸잡아 비판한 것. 이어 홍 의원은 “그렇게 대통령이 돼 본들 국민들이 따르겠나, 범죄자 대통령을”이라며 “범죄자들끼리 붙는 대선이 그게 옳은 대선인가”라고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여당 경선도 그렇고 야당 경선도 도대체 범죄 공동체를 국민과 각 당의 당원들이 지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또 홍 의원은 “우리 당 대선 후보 경선을 하는데 점이 나오고 부적이 나오고 항문침이 나오고 세상에 이렇게 추잡한 대선이 어딨나”라며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 점쟁이 끼고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으니 같이 대통령 후보 하려는 사람끼리도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양측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자 윤 전 총장은 10일 페이스북에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며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임을 잊지 말자”고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같은 편’이라는 의미의 단어 ‘깐부’ 표현을 꺼내든 것이다.
홍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깐부는 동지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며 “캠프의 문제 인사들을 단속하고, 그들의 거짓 음해에 놀아나지 말라”고 반박했다.
○ 누가 1위냐 싸움에 경선 불복론까지 등장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갈등은 당 2차 컷오프 순위를 둘러싸고도 격화됐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이 8일 “윤 후보가 홍 후보를 4%포인트 앞섰다고 들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 홍 의원이 “경선 불복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9일 “경선관리위원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잘못된 것은 밝혀야지 나중에 3차 경선에도 똑같은 억지 주장을 하게 되고 경선 불복하는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경선 불복 가능성을 꺼낸 것은 처음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