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라임 돈 받고 작년 실형 선고 받아… 李캠프 법률지원단장이 만든 법무법인이 형사사건 변호 맡아, 소속변호사는 S사 감사 등 등재 前선대본부장-前경기정책수석도… 사외이사 등 줄줄이 이름 올려 시민단체 “李 변호사비 3억 거짓, 3년 뒤 팔수있는 주식 지급 추정”
“내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제특보다. 금융감독원도 움직일 수 있다.”
2019년 9월 금감원에 대한 조사 무마 대가로 라임자산운용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장업체 S사의 계열사 엄모 전 부회장(46)은 주변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 전 부회장의 형사사건 변호를 법무법인 M 소속 변호사가 관여했는데, 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여러 명과 이 지사의 측근들이 공교롭게 S사와 S사의 계열사 등에 사외이사 및 감사 등으로 등재됐다. 법무법인 M 소속 변호사는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에 변호인단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 “이재명 경제특보, 與 국회의원 정무특보 행세”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엄 전 부회장은 2019년 9월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부사장으로부터 “금감원 검사를 조기에 종결시켜 달라”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현금 5000만 원을 받았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엄 전 부회장은 당시 S사 김모 전 회장에게 이 부사장을 소개받았다. 2010년 S사를 인수한 김 전 회장은 2014년 주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2017년에는 불법 대부업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엄 전 부회장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금감원 담당 국장 등을 면담하며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엄 전 부회장은 ‘이 지사의 경제특보’라는 직함을 갖고 다녔으며 ‘여당 국회의원 정무특보’라는 직함이 적힌 명함을 금감원 국장과 수석검사역에게 건넸다.
재판 과정에서 엄 전 부회장의 변호를 맡은 곳은 법무법인 M이었다. 이 법무법인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 2심과 파기환송심을 담당한 이태형 대표변호사가 설립한 곳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이재명 대선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이 변호사는 2018년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당시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 이 변호사는 이 지사의 리스크를 오랫동안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상장업체 S사와 계열사에 ‘변호인단과 측근들’
법무법인 M 소속 변호사들은 S사와 그 계열사에도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변호사는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S사의 계열사 V사의 사외이사를 지냈고 엄 전 부회장의 변호를 담당한 같은 법무법인의 이남석 변호사는 지난해 3월부터 S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역시 법무법인 M 소속인 김인숙 변호사와 지난해 이남석 변호사에 이어 엄 전 부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아이엠 임동규 변호사도 각각 S사의 계열사인 I사와 M사의 사외이사와 감사직을 맡고 있다.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S사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 전 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이한성 씨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공동대표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지사가 “이재명의 브레인”이라고 칭한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현 기본소득국민운동 공동대표)도 지난해 9월 나 변호사와 함께 N사 사외이사로 선임돼 약 한 달간 재직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