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척당 3조 원 가치가 넘는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기밀 정보를 단돈 1억 원에 다른 나라로 팔아넘기려 한 미 해군 기술자 부부가 원자력법 위반 혐의로 9일(현지 시간)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핵공학자 조너선 토비(42)는 지난해 4월 미 군사기밀인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관련 자료를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는 대가로 해외 정부에 넘기려다가 뒤늦게 거래 사실을 인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기술은 1958년부터 미국과 영국, 두 나라만 공유해오던 정보다. 지난달 미국은 오커스(AUKUS)를 출범하면서 이 기술을 호주 정부에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토비가 어느 국가에 접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그는 지난해 4월 1일 갈색 우편봉투에 미 해군에서 빼온 핵잠수함 작동 매뉴얼 등 기술 관련 문서들과 암호화된 이동식 저장장치 SD카드, 지시사항들이 적힌 편지를 넣어 해당 국가로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당신 언어로 번역한 게 어색해서 미안하다. 이 편지를 당신의 군 정보기관에 전달해 달라. 이 정보가 당신 나라에 큰 가치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썼다.
토비는 2012년부터 해군 핵추진 설비 작업에 참여했다. 이 작업에는 핵추진 잠수함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키는 연구 개발도 포함됐는데 이는 적군에게 잠수함의 위치를 숨기는 데 사용된다. NYT는 그가 15개월 동안 해군 최고 책임자인 해군 작전 최고 사령관실에서 근무하면서 기밀 문서 접근 권한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