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후보 후보 4명은 11일 본경선 첫 TV토론회에서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놓고 맞붙었다. 이날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광주·전북·전남 합동 토론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의 공세가 집중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소위 ‘정법 설전’을 다시 재개했다. 지난 2차 예비경선에 이어 본경선에서도 ‘정법(正法)’을 둘러싼 미신, 주술 논란을 놓고 2라운드 공방을 이어간 셈이다.
유 전 의원은 정법선생 유튜브 강의 내용 중 “내 손바닥이 빨간 이유가 에너지가 나가기 때문이고 이걸로 암걸린 환자가 피를 토하고 암을 나았다, 김일성 3부자 통일을 이뤄내고 영웅 중에 영웅 집안이 탄생해 노벨상을 받게 될 거다, 백두산이 정월 초하루에 영하 수십도가 돼도 정법이 가면 칼바람 멈추고 봄 날씨가 된다”고 소개하면서 “이 사람(정법 선생)을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이 “정법을 만났냐”고 재차 질문하자 윤 전 총장은 “부인하고 같이 만났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선생으로 불렀다고도 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검찰총장을 그만 둘 때도조언을 받았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때, 구속수사를 세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도 조언했나” 등을 질문하며 세게 몰아붙였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거론하며 “오늘 한 칼럼에서 이재명-윤석열 의혹, 지금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이명박의 ‘다스’ 꼴 난다고 썼다”고 인용하며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제가 공직 생활을 하면서 돈을 피해다닌 사람인데 무슨 그런 말을 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의 잇단 공세에 토론 말미에 “비방성 논의가 오간 데 대해 참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더욱 건설적인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애써 분을 삭였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북한 핵문제 해법을 놓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홍 의원의 나토식 핵공유 또는 전술핵 배치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북한 핵보유를 인정해주는 꼴이라 안 된다. 미국 방침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현실성도 없다”고 반대하자, 홍 의원은 “북한 핵이 현실적으로 있는데 인정 안 한다고 없어지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이 “북한은 핵탄두 60개, 80개, 100개를 갖고 있다. 러시아는 핵 통제가 가능하지만 북한은 안 되잖나. 더 위험하다”며 “사실상 핵보유하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수단이 뭐가 있느냐”며 전술핵 배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우리는 핵개발을 안 하겠다고 비핵화로 가고 안보리 제재를 했는데, 그렇게 하면 북한 경제제재를 다 풀게 된다. 북한이 원하는 게 바로 그거다. 자기 정권 안보를 지키면서 경제제재를 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토론회에서는 호남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공약 경쟁도 치열했다.
유 전 의원은 “호남과 영남을 아우르는 지역에 ‘반도체 미래도시’를 건설하겠다”며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조기 완공 및 광주 군 공항 문제 해결, 새만금 도로철도 등 핵심인프라 구축 및 전북 금융클러스터 조성을 내놓았다.
윤 전 총장은 “미래산업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광주는 인공지능(AI) 산업중심지로 육성하고, 전남은 우주산업과 친환경에너지산업의 중심지로 육성, 전북은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군산 조선업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호남홀대론이 나오지 않게, 호남이 잘 살게,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홍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무안공항을 ‘김대중공항’으로 바꾸고 글로벌 관문공항을 만들어서 무안공항 중심 에어시티를 만들고 공항공단도 만들겠다”며 새만금은 홍콩식 개발로 서해전진기지로 만들고 산단조성 기업에 매립지를 100년 무상임대하겠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호남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세우고 함께 하겠다”며 “원희룡 정부에 호남인재를 대폭 등용하고 호남특임장관을 임명해서 지역과 소통하겠다”며 미래형 에너지·항공우주·혁신성장 슈퍼 클러스터 등을 내놓았다. 5·18정신을 헌법 전문 앞머리에 올리겠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무안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강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고, 홍 의원은 “무안공항 중심으로 에어시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장동 게이트’ 논란을 확산시키며 이재명 경기지사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북한 미사일 위험과 비교해 “또 다른 대량 살상 무기, ‘이재명 무기’가 대장동 로켓발사대에 막 장착되고 있는 중”이라며 “검찰도 수사를 안 하다가 정영학이 녹취파일 들고 가서 수사해달라고 하니까 할 수 없이 하는데, 휴대폰도 한동훈 검사 잡을 땐 몸을 덮치면서 이종격투기한 검찰이 유동규가 오피스텔에 누워있다가 창문 열고 투포환 선수처럼 던졌는데 얼마나 멀리 던졌는지 우주 밖으로 지금도 휴대폰이 날아가는 중”이라고 비꼬았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의 비판에 동의한다면서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표계산 방법이 법률에 어긋난다”며 “제가 보기엔 이낙연 측에서 가처분 신청하면 (경선 결과가)100% 뒤집힌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가 됐지만 집권여당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문정권에서 (대장동 의혹을)뭉개고 갈텐데 정책이든 도덕성이든 이재명과 극과 극에 있는 유승민이 반드시 이재명을 이길 것”이라과 자신감을 나타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