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등 ‘4대 미래사업’ 구체화

“우리의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다.”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평소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회사의 사명으로 ‘인류의 꿈’의 실현을 내세운 정 회장의 신념은 이동(모빌리티)의 모든 것을 다루는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 등 ‘4대 미래사업’을 통해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이동 공간을 하늘로 넓히는 UAM의 기반도 다지고 있다. 모든 걸 백지 상태에서 꾸리는 일이지만 정 회장은 “인류가 원하는 곳에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한다”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수직 이착륙장 ‘버티포트’를 만들고 관제와 보안 등 원활한 운영을 위해 서울, 미국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등 주요 대도시와의 협업도 착수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0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세운 전담법인 ‘모셔널’의 기술이 적용된 무인 자율운행 택시(로보택시)를 지난달 공개하며 2023년 상용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수소는 현대차그룹이 과거 ‘추격자’였던 자동차 사업을 넘어 친환경 모빌리티에서 ‘선도자’가 되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이 녹아든 분야다. 정 회장은 “수소사업에 투자하는 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밝혀 왔다. 정 회장은 국내 기업들의 수소사업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을 주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 유럽 등으로의 수소버스와 트럭 수출에 힘입어 2028년부터는 수소차로만 상용차를 팔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든 경영환경이었지만 지난 1년간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13일 105조8000억 원이었던 현대차그룹 시가총액은 8일 기준 136조1000억 원으로 28.7% 늘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경쟁 완성차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는 속에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9월 505만 대를 팔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판매량을 늘렸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