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후유증’ 심화
갈라진 여당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후보(위쪽 사진 오른쪽)는 1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만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소속 의원 20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당 대선 후보로 확정했지만 경선 과정에서의 ‘무효표 처리 논란’을 둘러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 후보는 11일 여당 공식 후보로서 일정을 시작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결선투표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서를 당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 측의 강력한 반발에 민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후보는 이날 후보 당선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측의 결선투표 요구에 대해 “상식과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 당에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만 답했다.
이 후보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우리 당은 어제(10일) 이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경선 과정이 잘됐다고 분명히 명시해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의 결선투표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놀란 민주당 지도부도 본선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강공 일변도로 나간 이 후보의 전략은 본선 레이스를 앞두고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에게 경기도지사직 조기 사퇴를 공식 제안했다. ‘대장동 의혹’이 집중될 경기도 국정감사(18, 20일) 전에 지사직에서 물러나 대선체제로 돌입하자는 명분이다. 이 후보는 “고민을 해보겠다”며 “저는 후보일 뿐이고 선거는 당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량과 경험을 가진 당이 선거를 전면에서 이끌어 달라”고 몸을 낮췄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