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창건일 기념강연회 연설 나선 김정은.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를 향해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실제로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만한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다.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 연설에서 “미국은 아직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군사연습, 남한의 미사일 능력 향상 및 잠수함 전력 증강 등 군사 장비 현대화 시도를 열거하며 “더 위험한 것은 그들의 군비 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의 이같은 과욕적인 야심과 상대방에 대한 불공평을 조장하고 감정을 손상시키는 이중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강도적인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계속 우리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시키려고 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남조선이 한사코 우리를 걸고 들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주권 행사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조선 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력 강화 의지를 거듭 천명하면서도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