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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화장실 몰카’ 한국인, 북미회담 통역사였다

입력 | 2021-10-12 12:50: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통역관을 지냈던 20대 한국인 남성이 여자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적발돼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8일(현지시간)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싱가포르 영주권자인 A 씨(28)가 지난 4일 법원에서 관음증 관련 3가지 혐의를 인정, 22주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A 씨의 신상과 함께 사진도 공개했다. A 씨는 싱가포르 경찰 해안경비대 소속이었던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통역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지난 2월 초소형 카메라를 구입한 뒤 여자 화장실에 몰래 설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을 맡은 사라 테커 검사는 “피고인은 카메라가 보이지 않도록 숨긴 뒤 녹화 모드를 켜고 화장실을 떠났다”고 했다.

그의 범죄는 화장실을 이용하던 한 여성에게 발각됐다. 여성이 카메라의 메모리카드를 꺼내 확인한 결과, 자신과 다른 두 명의 여성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습과 A 씨가 카메라를 설치하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다.

이후 경찰은 A 씨의 개인 노트북을 압수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해당 노트북에서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음란 동영상 178개와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한 동영상 31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포르노 웹사이트에서 비슷한 동영상을 본 뒤 2013년부터 여성들 치마 속을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카메라뿐 아니라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노트북으로 옮겨 다시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경찰청(SPF)에 따르면 A 씨는 2013년 4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정규직으로 복무했으며, 현재는 예비역 신분이다. 올 2월 불법촬영 범행 당시엔 정규직이 아니었으며, 경찰 정규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다만 SPF는 예비역에 대해서도 엄격한 지침을 갖고 있다며 유죄 판결에 따라 A 씨에 대한 내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