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두 번째 출처: Human First Coalitio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난당했을 때 그의 구조를 도왔던 현지 통역사 아만 할릴리(49)가 미국의 도움으로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탈출했다.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할릴리 부부와 네 아이는 국경을 넘어 지난주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탈출을 도운 익명의 관계자는 “전직 미군, 아프간 군인, 파키스탄 조력자들이 협력해 할릴리 가족이 약 600마일(965㎞)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파키스탄마저 떠났으나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할릴리는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미 협력자를 숙청하려는 탈레반을 피해 줄곧 숨어 지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CNN에 이들이 특별 이민비자(SIV)를 발급받아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2008년 2월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분쟁지역을 시찰하던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은 바그람 공군기지 인근 계곡에서 눈보라를 만나 불시착했다. 이 지역은 평소에도 미군과 탈레반의 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곳이었다. 할릴리는 미군과 함께 눈보라를 헤치고 조난자들을 찾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훗날 이 일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