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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이낙연측 선당후사해야”…이캠프 측 “공정하지 않아”

입력 | 2021-10-12 20:25:00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경선 무효표 처리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을 겨냥해 “정치적으로 승복해야 할 상황”이라고 12일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대표 측은 ‘결선 없이 원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이 깊어진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 측 요구를 받아들여 13일 당무위를 열고 무효표 처리에 관한 당규의 유권해석을 하기로 했다.


● 宋 연일 “후보는 이재명”

송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에서 “이미 당 선관위에서는 결정했기 때문에 다시 거론할 법률적 절차는 없다”며 “정무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로 결정된 경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못박으면서 “사실상 이 후보가 (이 전 대표보다) 11%포인트 이상 이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무효표 논란을 정리하더라도 결과는 같다는 점을 강조한 것. 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는 최종 득표율 50.29%, 이 전 대표는 39.14%를 얻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전 대표 캠프의 당무위 소집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며 “13일 오후 당무위를 열고 유권해석을 밟겠다”고 했다. 다만 당 안팎에선 당무위에서도 딱히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최근 이 후보와 당 지도부를 향해 연일 날 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선당후사의 초심으로 돌아가달라”며 “당 지도부에 대한 충언이라나 당을 향한 충정이라기엔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날 지도부가 총출동해 이 전 대표 측을 저격하고 나선 것과 달리 이 후보는 이의제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무효표 논란에 대해서는 일체 거론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관련 논란은 송 대표가 전면에서 방어하고 이 후보는 후보 일정에 충실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낙연 캠프는 지도부 향해 불만 제기


이 전 대표 측은 송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경선 과정에서 내내 이 후보 측으로 치우쳐있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낙연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이 분열되는 원천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라 며 “누가 보더라도 송 대표가 공정하지 않고 일방에 치우쳐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캠프 소속 이병훈 의원도 이날 민주당 의원 단체 SNS방에 글을 올려 “이리 야박하게 경선불복으로 몰아부칠 일이 아니다”라며 “원팀에 함께 할 명분을 달라”고 지도부를 저격했다.

다만 캠프 내에는 당무위가 기존 결과대로 결론을 낼 경우 딱히 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법원에 경선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자칫 ‘원팀’을 해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경선 이후 사흘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이 전 대표도 당무위 결론 이후 낼 입장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대장동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 측은 “원칙을 강조한 말씀”이란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 김어준 ‘상왕’ 논란

경선 후폭풍이 길어지는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 씨가 당의 주요 결정을 대변하는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대표 외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김두관 의원도 이날 김 씨의 라디오방 송에 출연해 경선 관련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이날 방송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28%대로 떨어진 것에 대해 “전날 전쟁이 나도 이 정도로 떨어지진 않는다. 이런 급격한 변화가 여론조사에 안 잡힐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이낙연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구체적 증거도 없이 지극히 자의적이고 음모론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며 “김 씨의 부정확, 부적절하고도 특정 정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공영방송의 전파를 통해 국민들에게 가감없이 전달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