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쇼크] 산유국은 뒷짐, 유가불안 부채질 美금융사 “90달러 넘어갈수도”, 中 전력난에 원자재 대란까지 기업 생산비 늘고 물가 뜀박질… 전문가 “공급선 다변화 급하다”
○ 국제유가 최고치, 중국 전력난에 ‘원자재 대란’
원자재 가격 급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증산 속도를 높이지 않고 있는 점도 가뜩이나 불안한 국제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 “원자재 확보 경로 다변화해야”
중국의 전력난, 원자재 가격 급등은 중국에서 주요 부품을 공급받고 수출하는 한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올해 1∼9월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25.3%로 나타났다. 원자재 값이 치솟으며 기업 현장에선 생산비 상승, 수급 차질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 A 씨는 “최근 원자재 값 인상이 견딜 만한 수준을 넘어선 걸로 판단돼 5년 만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했다. 특히 가격 경쟁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원자재 값 인상에 더욱 취약하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64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가가 상승했지만 납품대금에 전부 반영했다’고 답한 기업은 6.2%에 불과했다.
소비자물가도 불안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가 9월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 가스 등의 수요가 많은 겨울을 앞두고 주요국의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원자재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고 자원개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원자재를 특정국에서만 수입할 게 아니라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안정적인 자원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