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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심석희, 고의충돌로 단정하긴 어려워”

입력 | 2021-10-13 10:58:00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민정 선수의 우승을 방해하려고 일부러 충돌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일각에서 “고의충돌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3등으로 달리고 있었던 심석희 선수가 자신의 메달까지 포기하면서 의도적으로 (최민정 선수와) 함께 탈락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평론가는 “심 선수가 인코스로 달리고 있었고, 최 선수가 아웃코스에서 추월하기 위해 인코스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충돌했다”며 “이런 자리싸움 과정에선 늘 신체접촉이 있기 마련이다. 경기 장면에서 ‘고의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심석희는 국가대표팀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고의 실격 의혹에 휩싸였다. 이들 대화에 ‘여자 브래드버리를 만들자’는 내용이 나오는데, 빙상계에서 ‘브래드버리’는 고의충돌을 의미하는 은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 올림픽 당시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선두를 달리던 선수들이 단체로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딴 선수다. 공교롭게도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에서도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지면서 당시 이 종목 최강자였던 최민정은 물론 심석희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 중 심석희가 ‘차라리 중국 선수를 응원하겠다’는 내용이 있어 심석희가 최민정과 일부러 충돌해 다른 나라 선수를 우승시키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심석희는 해당 충돌은 절대 고의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최민정 측은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에 진상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최 평론가는 “(심 선수와 코치의 대화에서) ‘몇 바퀴째에 어느 지점에서 어떤 상황으로 만들자’는 구체적인 모의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의충돌 의심을 살 수는 있겠지만, 코치가 심 선수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분위기상 한마디 내뱉은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고의성 여부는 굉장히 주관적이라고 본다.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빙상연맹의 냉정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