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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美에 “재외공관·외교관 제재 서로 해제하자” 제안

입력 | 2021-10-13 11:55:00


 러시아가 미국 측에 양국 재외공관에 대한 모든 제재를 서로 해제할 것을 제안했다.

세르게이 럅코프 외무차관은 12일(현지시간) 미·러 외무차관 회담에서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에게 이 같이 제안했다고 AP통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회담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외무부에서 1시간 30분 넘게 진행됐다. 뉼런드 차관은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 후 성명을 통해 “양국 현안과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며 “특히 양국 재외 공관 운영에 대해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적대적인 반(反)러 행위에 대해선 보복할 것이지만 더 이상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양측이 서로에 대해 가했던 모든 제재를 풀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대립 정책을 지속하면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서로의 이익을 위한 평등 및 상호 존중 원칙에 따른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미 대선 개입 의혹, 미 연방기관 해킹 사건,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 등을 놓고 대립하면서 양국 주재 대사관 및 외교 인력에 대해 서로 제재를 주고 받으며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제재 차원에서 주미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했고 러시아 측도 미 외교관 10명을 추방하며 맞대응했다. 또 러시아는 8월1일 시한으로 미국 대사관에서 자국민이나 제3국적자가 근무하는 것을 금지했고, 미국은 같은 달 러시아 외교관 24명에 대해 비자 만료를 명목으로 사실상 추방 명령을 내렸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핵 군축, 이란 핵합의(JCPOA),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측은 “미국이 현재 상황을 야기한 만큼, 미국과 그 동맹국이 아프간 정상화에 주요 책임이 있다는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 중앙아시아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회담에 대한 평가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미국은 건설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한 반면 러시아는 유용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개방적인 논의가 있었고 회담은 유용했다는 것”이라며 “광범위한 문제에서 우리는 많은 차이를 갖고 있고 반면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미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건설적이었다”고 하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럅코프 차관은 회담 후 타스 통신에 회담은 “유용했다”고 했지만, 양국 대사관 제재 문제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