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신규택지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 7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성남복정1지구 위례 현장접수처에서 65세 이상 등 현장접수 가능 희망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1.7.28/뉴스1 © News1
정부가 사전청약으로 2024년까지 총 16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실수요자의 단순 실수에 따른 부적격 당첨을 사전에 막기 위한 장치는 없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복잡한 입주자 모집 공고문과 공급 지역·유형별로 제각각인 자격요건 등은 사전청약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사전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해 최대 1년간 사전청약과 일반청약 등 모든 분양아파트의 청약 자격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실수요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전청약을 고려하는 실수요자 사이에선 의도하지 않은 부적격 당첨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적격 당첨은 청약 자격의 복잡성이나 입주자 자격에 대한 잘못된 이해, 청약 시스템 입력 오류 등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전체 부적격 당첨자(11만2553명)의 71.3%(8만264명)는 청약 시스템 입력 시 세대원 명의, 세대원 중복 청약, 주택 보유 여부, 무주택 기간, 결격 사유 등 사소한 입력 오류로 발생했다.
복잡한 입주자 모집 공고문과 제각각인 청약 자격은 사전청약 신청자의 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7월 시행한 1차 사전청약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공공분양주택은 22쪽, 신혼희망타운은 19쪽에 달한다. 청약 신청자가 공고문을 꼼꼼히 읽더라도 각종 유의사항과 청약자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사전청약 부적격 당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는 미흡하다는 점이다. 사전청약으로 공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분양주택과 신혼희망타운에 대해선 ‘LH 청약센터’에서 청약 신청이 가능한데, 해당 시스템은 청약 신청자들이 사전에 자신의 청약자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LH 청약센터의 기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분리된 청약 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H와 부동산원에서 각각 청약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당첨 무효·부적격 당첨자가 발생하는 등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짓는 서울 첫 민간브랜드 신혼희망타운인 ‘강서 금호어울림 퍼스티어’ 청약 결과, 분양된 348가구 중 30가구 이상은 당첨 무효 또는 부적격 처리됐다.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등 민간 분양아파트와 중복으로 청약한 사례가 대거 발생하면서다.
이들은 분양주체뿐만 아니라 청약 시스템, 주택 유형도 달랐던 탓에 중복 청약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 금호어울림 퍼스티어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중복 청약에 대해선 무효 처리됨을 안내하고 있지만, 공공과 민간 주택의 중복 청약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는 빠져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일반 수요자 입장에선 청약 시스템의 운영주체가 어디인지,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며 “정부는 실수요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