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미주개발은행(IDB)·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총수를 만나 “한국의 역할을 더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계기로 모리시오 클래버-커론 IDB 총재·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를 각각 만나 세계 경제 동향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홍 부총리는 중남미 국가의 비전을 수립하고 세제·예산 등 공공 분야 역량 강화를 돕는 ‘재정혁신협력기금’에 2000만달러(약 239억원)를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 이는 클래버-커론 IDB 총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홍 부총리는 현재 0.004%에 불과한 한국 정부의 IDB 지분 확대 의사도 밝혔다. 그는 “내년 IDB가 증자할 때 이를 적극 지지하는 한편 한국 정부의 지분도 늘리겠다”면서 “이와 동시에 한국 인력의 IDB 진출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IDB 비전 2025’ 실현을 위해 신탁 기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IDB 협조 융자, 지식 공유 사업(KSP)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맬패스 WB 총재를 만나서는 국제개발협회(IDA) 재원 보충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DA는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이 1205달러 이하인 최빈국에 무상 공여와 각종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양측은 향후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재원 격차(Financing Gap)에 대응하려면 민간 재원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중지를 모았다.
홍 부총리에는 “WB에도 우수한 한국 인력의 진출이 확대될 수 있게 배려해달라”고 전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에게는 저소득국지원기금(PRGT) 재원 확충에 4억5000만SDR(IMF가 쓰는 가상 통화)을 참여하고 IMF 내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 신설을 지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와 더불어 국경 간 자본 흐름이 확대되고 암호화폐 등 새로운 결제 수단이 생겨나는 등 전통적 거시 정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지적하며 “국가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책 권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내년 초에 있을 자본 흐름에 대한 IMF의 공식 입장(IV)을 재검토할 때 선제적 거시 건전성 조치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