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잡화 공급처로 불리는 중국 저장(浙江)성 이우(義烏)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13일 중국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우의 한 장난감 도매점은 이달 들어 하루 1만개 넘는 ‘오징어 게임’ 속 경비원들이 쓰는 마스크를 팔았다. 이 중 80%는 수출 물량이다.
업주 펑 모씨는 “전력 제한이 없었으면 더 팔았을 것”이라며 “생산량이 제한적이라 대부분은 예약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속 경비원들이 쓰는 마스크는 각각 3.8 위안(약 700원)에 팔린다. 재고가 있는 마스크는 5위안(약 920원)으로 더 비싸다. 아마존에서 이 마스크의 소매가격은 12∼17달러(약 1만 4000원∼2만원)다.
특히 핼러윈을 앞두고 마스크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 업체가 제작하는 ‘오징어 게임’ 마스크 제작용 주형 가격은 5000위안(약 92만 5000원)에서 1만 5000위안(약 277만 5000원)으로 3배나 뛴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측은 “주문 대부분은 미국과 한국에서 들어오며, 내년 3월까지 주문 예약이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전력 제한 공급 정책으로 이우 공장들도 생산에 차질을 빚자 일부 제조업체는 자체 발전기를 돌리면서까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커피를 팔던 가판점이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달고나를 팔기 시작했다. 가판에선 25위안(4600원)에 ‘달고나 게임’을 할 수 있으며, 이 소문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인기 가게로 떠오르며 대박이 났다.
현재 중국은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한국 영화나 드라마 방영을 막고 있고, 넷플릭스 서비스가 차단돼 있다. 하지만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우회접속 방식으로 넷플릭스나 한국 사이트 등에 접속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등 해외 드라마와 영화를 불법 유통하는 스트리밍 사이트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오징어 게임’이 중국의 60여개 불법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