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무효표 논란 사흘만에 봉합
사진 뉴시스
대선 경선 무효표 처리를 놓고 내홍을 겪은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당무위원회 끝에 이재명 후보 선출 결정을 재확인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경선 종료 사흘만에야 당내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원팀’ 구성이 순탄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일부 이 전 지지자들은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고, 송영길 대표는 “거의 일베(일간베스트·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수준”이라며 이 전 대표 측 열성 지지자들을 비판하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 당청 엄호에 이낙연 “경선 수용”
이 전 대표가 당무위 결과를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송 대표와 이 후보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송 대표는 페이스북에 “결단을 존중하며 환영한다”며 “대승적 결단이란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셨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페이스북에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다”며 “경선을 치르며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것들은 다 털어버리고 4기 민주정부 창출을 위해 다 같이 주인공이 되어 뛰자”고 적었다.
● ‘원팀’까지 갈 길 멀어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측과 이 후보 측이 여러 번 충돌을 반복해 온 탓에 ‘원팀’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낙연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날 당무위가 열리기 직전에도 페이스북에 “안타깝게도 대장동 게이트가 ‘국민의힘 책임’이라는 데 동의하시는 국민들보다는, ‘이재명 지사의 책임’이라는 데 동의하시는 국민들이 더 많다”고 적었다. 이날 신동근 의원도 3차 선거인단 결과를 두고 의구심을 제기한 이 후보 측을 향해 “나에게 일하나면 당연한데 당신에게 일어난 것은 이상하다는 식의 독선적 허위의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은 지도부를 비롯한 당무위 참석자 전원에게 ‘문자 폭탄’을 보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도 이 같은 갈등을 의식한 듯 입장문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달라”며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적으면서도 ‘원팀’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당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은 지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 감사의 마음을 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낙연 캠프 소속 한 의원은 “당에서 선대위 관련 요청을 해 온 것도 아니고, 아직 선대위를 언급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