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서 생명으로]〈14〉행락철 고속도로 사고 줄이자 최근 3년 10월 사망자 68명… 휴가철 7월보다 17.2% 많아 졸음운전-주시 태만이 71% 차지 “교통량 증가-도로 정비로 정체 잦아… 운전중 휴식-정체시 비상등 켜야”
지난해 10월 1t 화물차가 호남고속도로에서 차량 3대를 연이어 들이받은 사고 현장. 화물차 운전사는 도로 시설물 보수 공사에 따른 차량 정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해 사고를 냈고, 결국 숨졌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지난해 10월 호남고속도로 태인 나들목을 10.7km 앞둔 지점에서 1차로를 주행하던 1t 화물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승용차 두 대를 연이어 들이받았다. 도로 시설물 보수 공사에 따른 차량 정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탓에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였다. SUV와 승용차 운전자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화물차를 운전했던 50대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중 숨졌다.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로 고속도로 이용객이 급증하는 가을 행락철을 맞아 안전 운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주말(8∼10일)에만 하루 평균 511만 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여름 휴가철인 올해 7월 주말의 하루 평균 교통량(458만 대)보다 10% 이상 많은 수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최새로나 박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10월은 교통량 증가와 도로 정비 등으로 차량 정체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특히 졸음 및 주시 태만에 따른 사고가 잦은 만큼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월 사망자 68명의 교통사고 원인은 졸음 및 주시 태만이 48명(70.6%)으로 가장 많았다. 과속이 7명(10.3%)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발생한 사망자 수는 17명(25%), 2차 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도 7명(10.3%)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월에 도로 시설물 유지 보수를 위해 차로를 부분 통제한 경우는 월평균 1만2500건이었다. 전체 월평균(8700건)보다 약 4000건 많은 규모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파손되거나 기능이 저하된 시설물을 10월에 정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현장으로의 신속한 접근이 어려워 2차 사고의 우려가 크고,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운행 시 매 시간 짧은 시간이라도 쉬면서 졸음을 쫓고, 전방에 차량 정체가 발생할 경우 비상등을 켜 후미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운전 습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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