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 접근법을 두고 한미 고위층 간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진행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무소속 김홍걸 의원의 종전 선언 질의에 “(선언의) 목적, 방법, 과정 이런 것들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종전 선언 제안에 관한 미국의 입장 및 접근법을 긴밀히 검토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사는 “목적과 의도, 영향력에 대해 심도 있게 한미 양국 간 고위층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와 관련, 지난 1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안보실장 협의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종전 선언 구상에 관해 소상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에 따르면 미 정부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은 물론 한국 내에서 나오는 고위 인사 발언과 언론 보도, 여론 역시 파악 중이다.
그는 아울러 미 정부가 종전 선언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할 수 없다”라며 “(종전 선언 문제를) 지금 대단히 진지하게 다루고 있고, 여러 합목적성을 미 정부도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했다.
서 실장의 방미 및 설리번 보좌관과의 안보실장 협의 역시 한국 쪽의 일방적 의사로 추진된 건 아니라는 게 이 대사의 설명이다. 이 대사는 “(한미 간) 종전 선언을 더 협의할 필요성이 있어서 방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아직 교착을 벗어나지 못하는 북미 대화 상황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대사는 “북한이 왜 현재까지 대화에 나오지 않는지, 연설문의 함의는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사는 이어 “우리 국내적으로 분석한 것을 미국 정부도 면밀히 다 본다”라고 했다. 또 “최근 북한의 일련의 발표문 해석에 따라 남북·북미 대화에 전진적으로 나갈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현재 남북·북미 관계 대화 국면이 진전되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면서도 “상황이 되면 적절한 타개책이 마련되리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종전 선언이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오히려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박 의원은 섣부른 종전 선언 추진을 “북한 핵 개발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