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참전국·참전용사 후손 초청 감사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6.17/뉴스1 © News1
전경련 창립기념일은 8월16일이지만, 행사 당일은 자체 휴무일로 지정하고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도 예년처럼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갔지만, 사람으로 치면 ‘이순’(耳順)의 나이가 된 올해는 포럼행사 등을 통해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경제 발전을 리드할 기업가정신을 짚어본다.
전경련은 1961년 고(故) 이병철 초대 회장 등 13명의 기업인이 주도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에서 시작했다.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이 대거 참여해왔던 만큼, 과거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여타 경제단체보다 적극적으로 재계의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이 주도한 K스포츠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전경련이 대기업 자금을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위상이 바닥까지 추락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때 존폐기로에까지 섰던 전경련은 최근 5년여 기간이 ‘고난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청문회를 계기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 회관 전경. © News1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처음으로 4대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새 수장으로 추대하며, 전경련을 대신해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사실 전경련은 허 회장이 수장을 맡은 2011년 이전부터도 주요 기업 회장이 수장 자리를 거부하고, 안팎에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경제산업계와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시대적 흐름마저 읽지 못하는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길 바란다”며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판단한다면 큰 오산으로, 진정성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