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하자 당내 경선 주자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개최한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이 정권이 넘어갔겠으며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박살이 났겠나”라며 “제 개인은 얼마든지 싸움에 나가 이겨낼 자신이 있지만 참 당이 한심하다. 정권교체를 하려면 당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를 하기 전에는 ‘제대로 법을 집행하려다가 참 핍박받는, 정말 훌륭한 검사’라고 하던 우리 당 선배들이 제가 정치에 발을 들이니 핍박이 갑자기 의혹으로 바뀌더라”면서 “민주당과 손잡고 거기 프레임에 (맞춰) 저를 공격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도 “제주를 라스베이거스로 만든다는데, 제주도민들은 대형관광호텔 시설, 도박장 때려 넣은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싶은가”라며 “무책임한 이런 사이다 발언과 건설업자나 좋아하는 이런 공약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당에서 지금 대통령하겠다고 나와서 여기저기 폭탄을 던지고 다닌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다음 날인 14일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격하게 비난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이 당을 26년간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이다. 그간 온갖 설화도 그냥 넘어갔지만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윤 전 총장을 저격했다.
홍 의원은 “넉 달 된 초임 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 정치 입문 넉 달 만에 대통령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없기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없기도 하다”라고 했다.
이어 “일주일만 털면 다 나온다는 것은 특수부 검사다운 말버릇”이라며 “22년 정치하면서 야당 때도, 여당 때도 탈탈 털어 먼지 하나 안 나온 유승민한테 무슨 약점 운운하느냐”라며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반박했다.
또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느냐”라며 “차라리 ‘나 좀 추대해달라’고 말하라, 처음부터 원했던 것이 꽃길에 추대 아니었느냐”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 검증은 필수적인 요소”라며 “윤 전 총장의 발언은 분명한 실언이며 당원을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경선 후보들의 격렬한 난타전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후보 간 설전이 지지자가 우려하는 것으로 격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초기 후보 간 기 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