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다음 달 5일 최종 후보 선출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표 계산방식을 놓고 내분을 겪은 가운데 국민의힘에도 불씨가 잠재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진행될 본경선 여론조사의 문항을 놓고 경선룰 신경전이 첨예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주자들 간 갈등을 빚었던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본경선에서 5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각 지역 순회 경선마다 결과를 발표했던 것과 달리 다음 달 5일 한 번에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과반 확보 여부와 상관없이 한 표라도 더 나온 주자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으로 1위와 2위가 맞붙는 결선 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경선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 문항이 내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선 경쟁력’을 묻더라도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따라 유권자의 답변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세부 문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선 주자들 간 충돌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책임당원 투표 결과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의 초박빙으로 나올 경우 후폭풍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재질문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자에게 ‘그래도 뽑는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고 다시 질문을 할 경우 인지도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13일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제주=뉴시스
이와 관련해 4명의 대선 주자들은 지역별 TV토론회와 일대일 맞수토론 등에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을 받들지 못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고, 홍준표 의원은 “본선 주자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 가장 흠이 없는 후보, 가장 큰 국정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후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