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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원자재값 상승에… 수입물가지수 7년반만에 최고

입력 | 2021-10-15 03:00:00

[글로벌 공급 쇼크]9월 수입물가 5개월 연속 올라
전년대비 상승폭도 12년만에 최대… 국내 물가 상승 압력 가중될 듯
홍남기 “G20, 글로벌 인플레 우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수입물가가 5개월 연속 뛰면서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지수는 124.58로 전달보다 2.4% 올랐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는 5월 이후 5개월 연속 올랐다. 지수 자체로는 2014년 2월(124.60)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26.8% 올라 2008년 11월(32.0%)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수입물가 상승세를 이끈 건 국제 유가였다. 한국이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9월 평균 배럴당 72.63달러로 전달보다 4.5%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5.3%), 유연탄(9.7%), 천연가스(5.4%) 등이 일제히 급등했다. 중간재 중에서는 석유 및 석탄제품(5.7%), 1차 금속제품(2.3%)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최근 국제유가(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가 7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고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00원까지 치솟으면서 당분간 수입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입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내 물가도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왔다”며 “한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2% 또는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연 1.8%였다.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에는 달러 강세와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 등 수급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홍 부총리는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관찰하고 있다. 필요하면 안정화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공기업, 기업, 학계 등과 함께 매주 회의를 열고 수급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