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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신머리 안바꾸면 당 없애야”… 洪 “오만방자” 劉 “文정권 충견”

입력 | 2021-10-15 03:00:00

尹 ‘당 해체론’에 국민의힘 갈등 격화




윤석열, 지지자들에 ‘손 번쩍’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14일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도당위원회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수원=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경쟁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공세에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반격하면서 대선 주자 간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즉각 “오만방자” “문재인 정권의 충견”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 측은 대응을 자제했지만 대선후보 선출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등장한 ‘당 해체론’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 尹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 해체가 답”
윤 전 총장은 13일 제주도당에서 열린 캠프 제주 선대위 임명식에서 작심한 듯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겨냥했다. 윤 전 총장은 “우리 당 선배들이 민주당하고 손잡고 거기 프레임으로 나를 공격한다”며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저렇게 박살이 났겠는가.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또 대통령 하겠다고 나와서 같은 당 후보를 민주당 프레임으로 공격을 하는지, 참 당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연이어 공격했다. 홍 의원의 제주도 내국인 카지노 공약에 대해 “건설업자나 좋아하는 공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와서 여기저기 폭탄을 던지고 다닌다”고 저격했다. 유 전 의원이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유동규의 관계, 검찰총장과 대검 고위 간부의 관계는 다 똑같다”고 12일 말한 데 대해선 “야당의 대선후보가 할 소리인가. 이런 사람들이 정권 교체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당 해체론까지 제기했다. 그는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 당이 참 한심하다. 정권 교체하려면 당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쟁주자들 “尹 발언은 당원 모욕”

홍준표 “어디 보자, 달고나 모양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4일 경기 의정부시 제일시장 상가 번영회에서 열린 당원 인사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로부터 ‘달고나’를 선물받고 있다. 의정부=사진공동취재단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14일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 오만방자하다.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준표 캠프는 “경선 주자들과 우리 당 지지자들을 모욕한 것에 대해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가운데)이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하기 위해 접견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유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 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가?”라며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날 TV토론에서는 윤 전 총장이 해체론을 거론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할 말 있었으면 (토론장에서) 내 눈을 쳐다보며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정치인으로서 당당하지 못하고 비겁했다”고 했다. 최근 윤 전 총장과 사실상 ‘연합전선’을 형성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분명한 실언이다. 당원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尹 “당의 문 닫자는 건 아냐” 진화
윤 전 총장은 ‘당 해제론’ 발언을 직접 구상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 본경선 도중 당 해체론을 꺼내 든 배경과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야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당 쇄신과 정계개편에 나서는 걸 염두에 두고 계산된 발언을 한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선대위 행사다 보니 지지자들이 많이 모였고, 좀 더 강렬한 메시지를 주려다가 수위가 높아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전 총장은 14일 경기도당 간담회에서 “당의 문을 닫자는 게 아니고 우리가 더 정신 차리고 투쟁성을 강화해서 민주당이 더 이상 무도한 짓을 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당은 독재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정당을 어느 한 사람이 좌지우지하고 그 라인이 좌우하면 민주주의가 병들고 국가 전체가 망가지는 것”이라며 “우리 당도 더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