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AP뉴시스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간) 북미 협상 재개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며 북한의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 한미일 북핵협상대표는 다음주 초 워싱턴에서 3자 협의를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한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 모색 상황을 묻는 질문에 “직접 접촉을 포함한 외교가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를 이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북한과 조건없이 만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고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며 “북한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겠다”는 기존 답변도 반복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대북 협상의) ‘답보 상태(at a standstill)’에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는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왕성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이는 우리가 세계의 파트너, 동맹들과 논의하는 집단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리는 이것(북한의 위협에 대한 동맹들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다음주 초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 한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다. 한미 협의는 18일, 한일·한미일 협의는 19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한미일 3국의 북핵협상대표 회동은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여만에 다신 열리는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제안한 종전선언도 의제에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특히 종전선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미국, 일본의 협조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1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구상을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종전선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은 확인했다. 대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만 했다. 미국의 동의와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