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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재수’ 홍준표·유승민, ‘이대남’ 겨냥 공약 대거 늘려

입력 | 2021-10-15 14:26:00

洪, 분권형대통령제 대신 대통령 중임제
劉, 탈원전 기조서 “재검토”로 전환




대선 재수(再修)에 나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2017년 대선 공약 기조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작은 정부’ 기조를 강화하면서 ‘정시 폐지’ 등 공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유 의원은 탈원전 기조를 전환하면서 저출생 해결과 고용에 방점을 찍었다. 두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강해진 ‘20대 남성(이대남)’ 표심을 공략해 여성가족부 통폐합 등을 새롭게 주장하고 나섰다.

● 홍준표, 장병봉급 인상 대신 모병제
 14일 동아일보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2017년 대선과 이번 대선의 공약을 비교한 결과 홍 의원은 외교·안보·통일은 대통령이 맡고 내치는 국무총리가 담당하는 분권형대통령제 공약을 철회했다. 대신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단축하되, 연임을 가능하도록 하는 중임제 개헌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국회를 상·하원제로 나눠 상원 50명, 하원 150명으로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줄이는 내용이 추가됐다. 홍 의원이 장병 대상 공약으로 제시했던 봉급 30만 원 인상 추진과 공용휴대폰 확대 운영은 문재인 정부에서 달성되면서 이번 공약에서 빠졌다. 대신 군 모병제를 실시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2017년 대선에서 원전 폐기를 검토하지 않되 원전을 새로 건설하지는 않는 원전 의존도 축소 입장이었던 홍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즉각 중단해 세계 최고의 원전 수출 국가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 유승민, 최저임금 1만원 대신 저출산 공약 강화
 유 전 의원의 경우 노동과 고용 분야의 공약 변화가 두드러진다. 2017년 대선 공약 중 ‘최저임금 1만원 달성’, ‘퇴근 후 돌발노동 제한(칼퇴근법)’ 공약을 뺐다. 대신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부모도 각자 최대 3년까지 육아휴직을 쓰도록 권고하는 등 저출산 공약을 강화했다. 유 전 의원은 올해 8월 저출한 공약 발표 자리에서 “지난 5년 동안 벌어진 코로나19 상황과 탄력근로제의 광범위한 도입 등을 고려했다”고 공약 수정 이유를 설명했다.

원자력발전 관련 공약 변화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대선에서 그는 미착공 원전과 신규 원전계획을 전면 중단하겠면서 사실상 ‘탈원전 기조’를 공약했다. 하지만 최근 “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洪·劉 모두 ‘이대남’ 표심 겨냥
두 후보는 모두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등을 돌리고,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편입되고 있는 ‘이대남’ 표심을 의식해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할당제 축소 등의 공약을 대거 내놨다.

홍 의원의 경우 2017년의 사법고시 존치 공약을 확장해 ‘로스쿨, 의전원 국립외교원’도 폐지한 뒤 각종 사법, 외무고시를 부활하겠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문제를 계기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허위 스펙’ 게재 등 문제를 겨냥해 입학사정관제와 수시를 폐지하고 대학 입학을 정시로 일원화하겠다는 공약을 추가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24일 고려대 간담회에 참석해 “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 등이 ‘현대판 음서제도’에 해당한다”며 “제도를 불공정하게 만들어 놓고 공정을 논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유 전 의원도 ‘여성 장·차관 비율 30%부터 점차 확대하겠다’는 지난 대선 공약을 접으면서 후보들 가운데 여성가족부 폐지를 선제적으로 주장했다. 또 공무원을 채용할 때 특정 성별이 7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 등 성별할당제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정서영 인턴기자(고려대 사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