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앞 설치된 포토라인 모습. 2021.10.1/뉴스1 © News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새벽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조사도 즉시 이뤄질 전망이다.
핵심 증거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토대로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검찰은 남 변호사 조사를 통해 새로운 증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18일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대장동 사업에 참여해 천화동인 4호를 통해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남 변호사는 2009년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를 통해 대장동 사업에 처음 합류하게 된다. 처음에는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이모 전 대표의 자문단으로 합류했지만, 이후 남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법인 이름도 바꾼다.
정 회계사와 함께 사업을 꾸려오던 남 변호사는 이재명 성남시장 취임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이 민·관합동 개발로 추진되자 김만배씨를 만나 지금의 수익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 변호사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토지 수용에 협조하는 것 외에는 사업과 관련한 역할을 맡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우선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확인한 뒤 현재까지 불거진 정·관계 로비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남 변호사는 로비와 관련해선 “굳이 제가 로비를 할 이유도 없고 한 사실도 없다”면서도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직접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른바 350억 로비설이나 ‘50억 클럽’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만배씨의 ‘그분’과 관련해 ‘그분’이 누군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 변호사가 이와 관련한 새로운 진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자신은 사업이나 로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남 변호사의 주장과는 달리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시정에 깊게 관여하고 있었다는 녹취록이 최근 공개되기도 했다.
녹음 시점인 2014년 4월은 이미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업무대행을 위한 위수탁업무를 체결하는 상태였다. 또 대장동 사업의 본격 추진과 선거를 앞둔 시기였다.
이에 검찰은 남 변호사의 언론 인터뷰와 공개된 녹취록 등 여러 자료를 토대로 남 변호사에게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전반적인 경위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외에 다른 핵심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검찰로서는 남 변호사의 조사를 통해 이번 의혹 관련 새로운 단서를 확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새로운 증거를 제출한다면 수사가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남 변호사는 18일 귀국하는 대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남 변호사는 외교부가 여권 무효화 조치에 착수하자 LA 총영사관을 찾아 여권을 반납하고 여권 없이 비행기 탑승이 가능한 여행자증명서를 신청해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남 변호사의 신병을 곧바로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