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법원, 곧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인수의사 기업들 모두 자금력 의문
계획안 보완요구 받아 결정 미뤄져
회계감사선 청산가치 더 높게 평가
새 투자자를 물색 중인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이르면 20일쯤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합병(M&A)을 주관하고 있는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20일을 전후로 우선협상대상자와 예비협상대상자를 1곳씩 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15일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이엘비앤티 컨소시엄 중 한 곳으로 쌍용차의 새 주인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함께 쌍용차 인수 의사를 표명했던 미국 전기차 업체 인디EV가 중도 포기하며 2파전으로 좁혀졌다.
당초 서울회생법원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지난달 말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두 컨소시엄이 제출한 투자자금 동원 및 경영 정상화 계획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이마저도 지난달 30일이 기한이었지만 법원이 한 차례 더 연장해 이달 15일에야 보완된 입찰 서류가 제출됐다.
두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이 각각 1억 원, 897억 원에 그친다. 반면 쌍용차는 지난해 2조9297억 원, 올해 상반기(1∼6월)까지 1조1482억 원의 매출을 냈다.
이엘비앤티는 2000년에 설립된 전기차 전문 업체다. 대량으로 전기차를 만들어 판 경험은 없지만 쌍용차를 전기차 생산 기업으로 전환해 미국, 유럽 진출을 모색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엘비앤티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설립한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를 비롯해 유럽 투자사로부터의 자금까지 더해 쌍용차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 및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를 우군(友軍)으로 확보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자금으로 쌍용차의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 것에 발맞춰 KDB산업은행의 추가 대출을 요구하고 있다.
두 컨소시엄 모두 전기차 제조 경험이 있고 이엘비앤티는 미국 판매를, 에디슨모터스는 내년 10종, 2025년 20종, 2030년 30종의 새 전기차를 만들어 판다는 계획을 앞세우고 있지만 지속적인 자금 확보가 전제돼야 할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