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을 포함한 우주산업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21일 발사를 앞두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로 옮겨지는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로켓은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는데, 흔히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많이 쓴다. 고체연료는 화약을 단단한 고체로 만들어서 불을 붙이는 방식이다. 화약에는 이미 산소가 들어 있어 주변에 별도의 공기 없이도 불만 붙으면 알아서 잘 타 들어간다. 하지만 일단 한 번 불이 붙으면 멈추거나 불을 줄이는 식의 제어가 어렵다. 액체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액체의 형태로 저장한다. 원하는 만큼의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로 보내어서 엔진의 출력을 조절한다. 자동차의 페달을 밟아서 엔진에 공급되는 기름의 양을 조절하여 속도를 제어하는 식이다. 다만 언제나 로켓 안에 저장해둘 수 있는 고체연료와 달리 발사 직전에 충전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을 인공위성이 관측할 수 있다.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누리호의 준비과정을 숨길 이유는 없다. 하지만 다른 국가를 공격하는 미사일을 만드는 중이라면, 이를 숨기기 위해 지하에서 발사 준비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자체 기술로 로켓과 위성을 만드는 우주산업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미 지난해 우주와 관련된 산업과 경제의 규모가 40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미국의 모건스탠리는 2040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는 우주여행이나 무기뿐 아니라 인공위성 등의 다양한 제품이 포함된다. 특히 인공위성은 통신이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활용되는 곳이 많다. 재사용 로켓이 등장한 이후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비용이 크게 낮아졌다. 덕분에 하늘 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의 수도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이번에 누리호가 쏘아 올리는 저궤도를 도는 작은 인공위성이 많아졌다. 작년에 발사된 위성 중 90% 이상이 소형 인공위성이었다고 한다. 이제 누리호와 함께 우리의 우주산업도 서서히 성장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여전히 제약도 있다. 특히 로켓은 기술 개발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세계대전 당시의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지만, 정치 외교적 요소도 개입된다. 이번에 발사되는 누리호는 액체연료를 사용한 로켓이다. 지구를 넘어 먼 우주로 항해하기 위해선 고체엔진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그간 고체엔진 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얼마 전 미국과의 미사일지침 해제로 물꼬가 트이긴 하였지만 갈 길이 멀다. 우리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이 우주로 날아간 것이 30년 전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별을 우리의 로켓으로 쏜다.
영화에서와 달리 신기전이 전쟁에서 널리 쓰이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다. 일순간 적을 제압하고 공포를 주는 위력을 갖고 있지만, 너무 많은 양의 화약을 쓰는 탓에 비용 문제가 있었던 거 같다. 우주개발 역시 효율성 논란을 겪어왔다. 달을 탐사한 미국의 아폴로 계획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갔다. 미국과 옛 소련이 인류의 작은 발자국을 달에 남기는 경쟁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투자였다. 혹자는 그 결과 얻은 건 몇 장의 기념사진과 박물관에 전시하는 용도뿐인 돌멩이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과연 달 탐사가 남긴 것이 그것뿐인가? 당장은 사진 몇 장과 돌멩이만 남았을지 몰라도, 이미 우주산업은 수천억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뿐 아니라 달에 가는 데 쓰였던 기술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스페이스엑스는 여전히 실패를 거듭하며 로켓의 성능을 높이고 있다. 중간 과정의 실패는 결국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