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음주 초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다.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확정짓고도 컨벤션(전당대회)이 아닌 ‘역(逆)벤션’ 효과만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다음달 초 국민의힘 후보 선출 시점에 맞춰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18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까지 마무리한 뒤 다음주 초 경 지사직에서 사퇴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이날 행전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사퇴 시점을 묻는 질문에 “국감을 마무리한 뒤 적절한 절차를 거쳐 정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사퇴 직후 대선 예비 후보 등록을 하고 대선 후보로서의 일정을 본격 소화할 예정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당 지도부에서도 하루빨리 지사직 사퇴를 권유하고 있는 만큼 사퇴 작업을 끝내는 즉시 최대한 빨리 대선 후보로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는 대로 민주당도 선대위를 꾸릴 예정이다. 당 내에선 국민의힘 후보 선출(11월 5일) 시기에 맞춰 10월 말~11월 초 선대위를 꾸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국민의힘의 컨벤션 효과를 일부 상쇄한다는 것.
경선 이후 해단한 ‘이재명 캠프’도 당 일정에 발 맞춰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경선 캠프 사무실로 사용했던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극동VIP 빌딩에선 대부분 철수한 상태로, 11월 초 국회 앞 용산빌딩으로 이전해 대선 캠프를 꾸린다는 목표다. 용산빌딩은 과거 2007년 이명박 후보 캠프 사무실이 있었던 곳으로 ‘선거 명당’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이 건물에 캠프를 꾸렸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