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큐베이팅’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하이서울기업’으로 인증해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985개사가 하이서울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SBA는 무엇보다도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서로 연결해 협업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대면 네트워킹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BA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서울 V.C(Virtual Cluster)를 마련했다.
하이서울 V.C
하이서울기업을 한곳에 모은 하이서울 V.C에서는 누구나 기업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이나 제휴 제안을 할 수 있다. 영어 페이지도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공간과 시간의 제약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러스터인 셈이다. 이에 IT동아에서는 하이서울 V.C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케이팝에 빅 데이터를 더하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한터글로벌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곽영호 대표(이하 곽 대표): 한터글로벌은 국내 최초의 음악 차트 서비스인 ‘한터차트’에 근간을 둔 음악 플랫폼 기업이다. 1993년 세상에 나온 한터차트는 30여 년의 시간 동안 방대한 케이팝(K-POP) 메타데이터를 축적하고, 바코드를 통한 실시간 음반 판매량 집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최초로 바코드를 음반에 도입한 실시간 음악 차트 서비스다. 이를 통해전 세계 K-POP 음반 판매량의 95% 이상을 집계해 발표하며 빅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한터차트 (제공=한터글로벌)
저는 경영학과 소프트웨어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창업을 경험하며 한터차트 설립자인 구자각 회장님과 인연을 맺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음악 빅 데이터의 클린 작업과 플랫폼 시스템 고도화, 빅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신규 사업 발굴, 그리고 사업 로드맵 작업에 집중해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했다.
한터글로벌 곽영호 대표 (제공=한터글로벌)
IT동아 : 한터글로벌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곽 대표: 한터글로벌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한터차트, 후즈팬, 한터뉴스, 후즈팬 에듀케이션, 디코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이중 한터글로벌의 대표적인 서비스라 할 수 있는 한터차트는 30여 년간 음반 판매량을 집계하고 있는 실시간 음악차트이다. 후즈팬은 글로벌 케이팝 팬덤 플랫폼으로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한터뉴스는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케이팝 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빅 데이터 기반의 케이팝 전문 매체다.
후즈팬 에듀케이션은 케이팝 콘텐츠로 한국어를 쉽게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24시간 케이팝 뉴스 TV 채널인 후즈팬 뉴스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케이팝 전문 카페인 후즈팬 카페를 새롭게 선보이며 본격적인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시작했다.
후즈팬 (제공=한터글로벌)
IT동아: ‘아티스트 엑셀러레이팅 플랫폼’이란 것도 운영한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한다.
MBA 분석 데이터는 아티스트를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터글로벌은 신인 가수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MBA를 기반으로 아티스트 엑셀러레이팅 플랫폼(Artist Accelerating Platform)을 구축하였다.
IT동아: 음악 빅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서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없는가?
곽 대표: 국내에서도 음악 빅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우리와 경쟁사일 수도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케이팝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목표는 같다. 특히 빅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능력이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음반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터글로벌과 협력 네트워크로 묶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터글로벌은 해외 시장에 케이팝의 경쟁력을 알리는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해외 시장에서 케이팝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을 발견하여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표도 있다. 공정성과 신뢰성 있는 랭킹과 차트 정보들이 해외에 더 많이 알려질 때 정보 부족으로 생기는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을 수 있고,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 콘텐츠 위상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올 상반기에만 국내에서 324팀의 음반이 팔렸으며, 이중 30%가 해외 진출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100여 팀이다. 이들이 해외에서 보다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우리가 가진 데이터로 돕고 싶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야 한국 문화 콘텐츠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IT동아: 코로나로 인한 제약 또는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이고 이를 현재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는지?
곽 대표: 코로나로 인해 K-POP 산업은 직격타를 맞았다. 창업한 지 약 1년 만에 코로나로 인하여 미국 지사 설립이나 추진하려던 해외 사업 등이 대부분 차질을 빚게 됐다. 시상식도 무기한 연기해야 했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실의 인력을 충원하고,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는 등 빠른 사업 전략 수정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코로나 이후의 시장을 대비하는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최근 선보인 ‘후즈팬 카페’다. 이를 시작으로 O2O 비즈니스의 영역을 넓히려고 한다.
IT동아: 최근 주요한 성과와 소개하고 싶은 이슈가 있다면?
곽 대표: 2018년 11월 창업 이후, 2019년에 첫 해외 지사인 칠레 지사를 설립하여 중남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에는 힙합 그룹 ‘MFBTY’의 라틴아메리카 투어를 성공리에 마쳤으며, 현재 칠레 지사는 온·오프라인 상거래 서비스 운영, 한터글로벌의 스페인어 서비스 운영 등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기반의 글로벌 서비스인 후즈팬 앱은 공식 론칭 1년 만에 전 세계 199개국 3만 개 이상 도시에서 570만 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했으며,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는 50만 명 이상이다. 최근에는 가입자 620만 명을 돌파했다. 이중 약 60%는 해외 사용자이다. 작년 말에는 중국 위챗 내 미니 프로그램으로 후즈팬을 개발해 출시했다. 매주 50만명 이상이 접속해 투표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헀다. 한터뉴스 또한 2019년 4월 런칭 후 약 199개국에서 접속을 하는 뉴스 서비스로 성장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2020년 기준으로 누적 투자금이 38.6억 원을 넘어섰으며, 현재 시리즈 B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터뉴스 (제공=한터글로벌)
또한 최근 O2O 비즈니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위해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후즈팬 카페를 론칭했다. 후즈팬 카페는 케이팝에 특화된 O2O 형태의 카페로, 후즈팬 모바일 앱에 모인 620만 글로벌 유저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케이팝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탄생하게 되었다.
후즈팬 카페에서 팬들은 케이팝 아티스트의 공식 팝업 스토어나 테마 카페를 비롯해 다양한 팬 이벤트를 만날 수 있다. 카페 론칭 직후 ‘CIX’, ‘에이티즈’ 등의 아티스트가 후즈팬 카페와 공식 이벤트를 진행해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후즈팬 카페는 명동 외에도 국내 주요 도시와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및 유럽 등에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여러 글로벌 기업들과 협의 중이다. 전 세계 팬들이 카페와 앱에서 모두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케이팝 팬들의 오프라인 랜드마크이자 놀이터뿐만 아니라,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케이팝 팬이 모이는 메타버스 구축 예정
IT동아: 앞으로의 계획은?
곽 대표: 올 하반기에는 한터차트와 후즈팬을 연결시키고, 음악 빅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메타버스(Metaverse)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이 메타버스 안을 누빌 세대는 MZ세대가 아닌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이다. 한터글로벌은 전 세계 Z세대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앞으로는 ‘빅 데이터로 케이팝 산업의 가치를 알리는 회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 엔진을 개발해 빅 데이터 분석 능력을 고도화시키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서 해외에서 안착시키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이다. 장기적으로는 ‘한터차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하고 행복한 시상식과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싶다. 시상식을 통해 우리 사용자들이 메타버스 안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고 유저들은 그 안에서 한터차트, 후즈팬, 한터뉴스, 후즈팬 에듀케이션, 후즈팬 뉴스, 후즈팬 카페 등 한터글로벌의 모든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