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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아프가니스탄 특사 (70)가 미군의 철수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혼란에 책임을 지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사임 서한을 보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후임으로 아프간 부특사를 지낸 토마스 웨스트를 지명했다.
아프간계 미국인인 할릴자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9월 아프간 특사로 임명됐다. 지난해 3월 미국이 카타르 도하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과 미군 철수를 합의한 일명 ‘도하 합의’ 등을 주도했다. 올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그가 교체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오랫동안 탈레반과 관계를 맺어 온 그가 철군 완료 때까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군 철수를 발표한 후 탈레반이 급속도로 아프간을 장악한 가운데, 미군 철군 완료를 나흘 앞둔 올해 8월 26일 수도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서 또 다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면서 할릴자드 또한 큰 비판을 받아왔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