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0차례 토론 키워드 보니
홍준표(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동 부산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청년’과 ‘부동산’ 대신 ‘핵’과 ‘이재명’이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 중인 후보 4명이 9월부터 두달 여 동안 10차례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에서 쏟아낸 키워드를 전수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핵’(382회)이었다. ‘국민’(245회)과 ‘대통령’(209회)을 제외하면 ‘이재명’(174회)이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됐다. 보수 정당 후보들이 북핵 이슈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치열한 공세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 윤석열·유승민은 ‘국민’, 홍준표·원희룡은 ‘이재명’
19일 동아일보는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에서 치러진 6차례 토론회와 본경선 이후 4차례 토론회 등 총 10차례 토론회 영상에서 후보 4명이 언급한 키워드를 분석했다. 음성-텍스트 변환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바노트’를 이용해 키워드를 추출했다. 정당명인 ‘국민의힘’에 포함된 ‘국민’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4명 모두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핵’과 ‘대통령’을 제외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재명’을 가장 많이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윤 전 총장은 국민(80회)에 이어 일자리(27회), 경제(28회), 문재인(27회), 북한(22회) 순으로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은 9회만 언급해 다른 후보들에 비해 크게 적었다. 대선 여론조사에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만큼 토론에서 이 후보에게 직접 공세를 펼치기보다 ‘국민이 불러 나온 후보’ ‘민생 해결’ 등을 강조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 언급 횟수가 다른 후보들보다 크게 적은 6회에 그쳤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유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국민(70회), 경제(68회), 이재명(54회), 문재인(44회), 일자리(31회) 순으로 많이 언급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이재명(45회), 국민(40회), 경제(34회), 문재인(25회), 부동산(17회) 순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지만 당심(黨心)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 홍 의원이 ‘이 후보와 맞설 사람은 자신’이라며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을 함께 겨냥해 공세를 펼친 결과로 해석된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존재감을 높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역시 이재명(66회) 언급 횟수가 가장 많고 국민(55회), 경제(35회), 부동산(27회), 북한(26회) 순이었다.
● 네거티브는 홍준표, 대여 공세는 원희룡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당내 주자간 네거티브 공세에서 주로 언급된 ‘고발 사주’, ‘장모’, ‘부인’, ‘역술·미신·주술’ 등의 키워드는 총 55회에 언급되는 데 그쳐 전체적인 횟수는 많지 않았다. 다만 후보별로 편차가 뚜렷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각각 25회, 23회로 나타나, 5회, 2회에 그친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에 비해 월등히 많이 사용했다. 윤 전 총장을 견제하려는 선두권 다툼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얘기다. ‘윤석열·원희룡’ 대 ‘홍준표·유승민’ 구도로 전개됐던 경선 흐름과도 일치한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반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대여 공세 키워드인 ‘화천대유’, ‘특검’, ‘대장동’, ‘유동규’ 등은 총 119회로 당내 네거티브 이슈보다 2배 이상 많이 언급됐다. 특히 원 전 지사의 경우 대여 공세 키워드 언급이 43회로 가장 많았고, 유 전 의원(39회), 윤 전 총장(22회), 홍 의원(22회) 순이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정서영 인턴기자(고려대 사학과 졸업)